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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광고 대행사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다 : 몽규 박성호 대표 – EP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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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광고 대행사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다 : 몽규 박성호 대표 – EP02

수익성은 악화되고, 전문성은 파편화되며, 생성형 AI 도구가 기존의 분업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는 오늘날, 박성호 대표는 광고 업계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한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과연 지금, 광고 대행사의 본질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인재의 재정의 (Redefining Talent)

이러한 설계의 변화는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확장됩니다.

박성호 대표의 생각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 입문하는 젊은 세대에 관한 견해입니다. 그는 대학에서 여전히 가르치고 업계에서도 관성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과거의 직업적 분류 체계—카피라이터, AE, 미디어 플래너, 전략가 등—에 대해 거의 인내심을 잃은 듯 보입니다. 이러한 역할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이것이 더 이상 미래를 대비하는 데 유용한 지도가 되어주지 못한다고 믿습니다.

그는 이제 어떤 '직함'을 원하는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어떤 카테고리의 문화를, 그 안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을 만큼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뷰티, 푸드, 그리고 팬덤 그 자체에 이르기까지.

박성호 대표는 차세대 광고 전문가들이 좁은 기능적 정체성보다는 '카테고리 유창성(Category Fluency)'에 의해 정의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특정 세계와 그 안의 사람들, 감성적 코드, 그리고 참여 시스템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대형 대행사들조차 점점 기능 중심이 아니라 섹터나 문화적 전문성을 기준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제 전통적인 역할의 순수성보다는 '게임 전문가'나 '엔터테인먼트 전문가'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광고는 이제 단순히 메시지를 조율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특정한 맥락 속에 놓인 문화적 지능(Situated Cultural Intelligence)'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AI 시대의 시각적 문해력 (Visual Literacy in the AI Age)

박성호 대표는 또 다른 역량인 '시각적 소통 능력'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강조합니다.

그는 과거 광고 업계가 텍스트 위주의 기획안, 카피 중심의 논리, 그리고 주로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프레젠테이션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하지만 그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AI가 매개하는 환경에서 아이디어는 거의 즉각적으로 시각화되어야 합니다. 이제 누구나 초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시각적 문해력(Visual Literacy)의 중요성을 약화시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더욱 결정적인 역량으로 만듭니다.

도구는 첫 번째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판단력'입니다.

박성호 대표는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광고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면 디자인 도구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반드시 전문 아트 디렉터 수준일 필요는 없지만, 컨셉을 보정하고 다듬어 설득력 있는 시각적 형태로 번역해낼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논리'로 대결하기에 앞서 '이미지'로 먼저 경쟁하는 시장에서, 시각적 유창함은 더 이상 부차적인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략적 역량 그 자체의 일부입니다.

도구 이면의 원칙 (The Principle Behind the Tools)

박성호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가 기술을 맹신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기술을 숭배하지 않습니다. 광고의 미래를 단순히 도구의 문제로 축소하지도 않습니다. 그는 반복해서 동일한 근본 원칙으로 돌아갑니다. "도구는 증폭시킬 뿐, 안목(Discernment)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AI는 실행 속도를 높여줄 수는 있지만, 카테고리에 대한 지식, 취향, 타이밍, 혹은 변화하는 시장을 정교하게 해석하는 능력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들려주는 광고 이야기는 현대 사회 노동 전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직무 간의 경계는 약해지고 있습니다. 복합적인 기술 세트(Composite skill sets)를 갖추는 것이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 기관은 여전히 고정된 기능을 가르치지만, 시장은 유연성, 대응력, 그리고 학제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범위를 요구하며 그에 보상합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직업적 삶이란 정해진 차선(Lane)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 차선 사이를 이동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되었습니다.

박성호 대표는 이 중 어느 것도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그는 대행사가 과거의 권위를 되찾을 것이라고 약속하지도, AI가 장인 정신의 품격을 회복시켜 줄 것이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를 가정합니다. 현재 업계를 재편하고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논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과거를 수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규칙 아래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효한 가치(Relevance)'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생존의 자세 (The Posture of Survival)

결국 남는 것은 거창한 선언문이 아니라, 하나의 '자세(Posture)'입니다.

기민하게 움직일 것. 강의실 너머의 세상을 공부할 것. 시장이 실제로 무엇에 보상을 내리는지 주시할 것. 어떤 역량이 가치를 잃고 있으며, 무엇이 소리 없이 필수적인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는지 알아챌 것. 도구를 일찍 배우되, 그 이면의 구조까지 파악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의 '직함'을 당신의 '미래'와 혼동하지 말 것.

대화의 끝에 남은 것은 광고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원대한 비전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엄격하고 실질적인 무언가였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과 닮지 않은 직업군 내부에서, 남다른 규율을 가지고 사유하려 애쓰는 한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광고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대행사'라는 개념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쓰여지고 있습니다.

박성호 대표는 그 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압박감 속에서, 환상은 걷어낸 채, 다음 시대의 문법이 무엇을 요구할지 그 누구보다 날카롭게 감지하면서 말이죠.

그것은 단순히 크리에이티브도, 전략도, 기술도 아닙니다.

그것들을 남보다 먼저 결합해낼 수 있는 '역량' 그 자체입니다.

출저 : [서울 시그널스] 유승철 교수

https://seoulsignal.life/articles/park-sung-ho-advertising-ai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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